한국인 1인당 연간 보험료 지출은 '377만원'…GDP 감안하면 ‘세계 5위’

세계 평균(6.13%)의 1.9배, "경제력에 비해 과도한 보험료 지출"

2018-09-27     최순희 기자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연간 377만원의 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 지출 기준으로는 세계 5위에 달하는 것으로 경제력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성남시 분당을, 정무위원회)이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세계적인 재보험사인 스위스리가 지난 7월 발간한 ‘시그마 보고서’에 나타난 우리나라 보험료 수준 분석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은 2017년 기준 연간 1인당 3522달러의 보험료를 지출해 세계 14위를 기록했습니다. 2017년 평균 원달러 환율 1070.5원을 적용하면 약 377만원입니다. 세계 평균(650달러)의 5.4배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보험종류별로는 생명보험료로 1999달러(약 214만원), 손해보험료로 1523달러(약 163만원)를 지출했습니다.

1인당 보험료는 연간 총보험료를 총인구수로 나눈 수치로 '보험밀도(insurance density)'라고도 합니다.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케이먼군도(1만2122달러), 홍콩(8313달러), 스위스(6811달러), 덴마크(5772달러) 순으로 높았습니다. 한국인의 보험밀도는 2012년 2785달러(약 298만원)에서 79만원이 증가했고 순위도 20위에서 14위로 여섯 단계 상승했습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를 의미하는 보험침투도(insurance penetration)에서는 한국은 11.57%로 대만(21.32%), 케이먼군도(19.61%), 홍콩(17.94%), 남아프리카공화국(13.75%)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세계 평균(6.13%)의 1.9배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경제력에 비해 과도한 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보험침투도는 2012년 12.12%에서 약간 낮아졌지만 순위는 5위를 유지했습니다.

한국의 보험시장 총 수입보험료는 1812억1800만 달러(약 193조9939억원)로 세계 7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이 1조3771억14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중국(5414억4600만 달러), 일본(4220억5000만 달러), 영국(2833억31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2012년 한국의 총 수입보험료는 1392억9600만 달러로 세계 8위였습니다.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은 스위스리는 지난 1968년부터 매년 세계보험시장의 현황과 통계를 담은 ‘시그마 보고서’를 발간해왔는데 2017년 기준 보고서의 경우 세계 147개국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통계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보험료 지출이 가계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습니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지난해 연말 전국 1000개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가구소득대비 보험료 부담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12개의 보험에 가입해 매월 지출하는 보험료가 103만4000원이었습니다. 조사대상 가구의 평균 가계소득 557만원의 18%를 보험료로 지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가계 수입 대비 적정 보험료 수준은 10% 내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병욱 의원은 “경제력과 가계소득에 견줘 지나치게 많은 보험료를 지출할 경우 위험보장이라는 보험의 본래 목적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적정한 수준에서 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