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가리지 않고 사용하는 ‘신조어·줄임말’…20대는 ‘JMT’, 3040대는 ‘불금’ 가장 많이 사용

2018-10-19     한기훈 기자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공중파 방송이나 종합편성 방송에서 만연하고 있는 신조어와 국적불명의 줄임말 등 사용을 바로잡기 위해 중점심의를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방심위는 예능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만연되고 있는 이런 현상이 한글파괴를 조장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대표 윤병준)이 잡코리아와 함께 지난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이틀 동안 20세 이상 성인남녀 2298명을 대상으로 신조어·줄임말 등의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성인 5명 중 4명이 이런 단어들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신조어 1위에는 ‘JMT’가 꼽혔다. JMT는 너무 맛있다는 뜻으로 쓰이는 ‘존맛탱’이라는 신조어를 초성만 따서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신조어입니다. 3-4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조어는 ‘불금’이었습니다.

조사대상 성인남녀에게 평소 신조어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를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43.6%가 ‘친구나 가까운 지인 등 또래와의 대화에서 종종 신조어를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카톡 대화 등 SNS나 메신저 대화에서 주로 사용한다’는 응답도 18.8%에 달했습니다.

‘공식적인 자리 외에 일상 대화에서 종종 사용(12.5%)’하거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주 사용(2.8%)’한다는 답변도 이어지는 등 성인남녀 5명 중 4명꼴로 자주 신조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바른 어휘 사용을 위해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7.4%, ‘나도 사용하지 않으며 주변 지인의 사용에도 반감이 있는 편’이라는 응답은 4.8%로 신조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명 중 1명에 불과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연령별로 평소 말 또는 글로 자주 사용하는 신조어(*복수응답, 이하 응답률)에 대해서도 조사했습니다.

먼저 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조어로는 정말 맛있다는 뜻의 신조어 '존맛, 존맛탱, JMT'가 꼽혔습니다. 이는 응답률 46.6%에 달해 20대 두 명 중 한 명 꼴에 해당했습니다. 2위는 “개웃겨”, “존예” 등 특정 어휘에 접두사로 붙어 ‘정말, 매우’ 등 강조의 성격을 띄는 신조어 '개OO, 핵OO, 존OO(38.7%)'이 차지했습니다. 또 너무 많은 정보라는 뜻의 신조어 'TMI(Too Much Information, 34.9%)', ~할 것 같다는 뜻을 가지는 '~각(20.4%)', 감탄사 '헐, 헐랭(20.1%)'도 20대가 자주 사용하는 신조어 5위 안에 들었습니다.

반면 3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조어 1위는 ‘불금(39.0%)’이었습니다. 이어 ‘존맛, JMT(27.0%)’과 ‘헐, 헐랭(26.5%)’이 각각 2, 3위에 랭크됐고 ‘혼밥, 혼술, 혼영(24.4%)’과 ‘남(여)친, 여(남)사친(22.6%)’이라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4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조어 1위 역시 ‘불금(51.3%)’이었습니다. 이어 ‘혼밥, 혼영, 혼술(35.1%)’이 2위를 차지했으며, ‘헐, 헐랭(28.6%)’, ‘개OO, 핵OO, 존OO(22.7%)’, ‘1도(하나도, 21.4%)’ 등이라는 답변도 많았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신조어는 연령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났지만, 불편하게 느끼는 신조어에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20세 이상 성인남녀가 평소 거슬리고 불쾌하게 느끼는 신조어 1위는 연령을 막론하고 ‘OO충’이 차지했습니다. 벌레라는 뜻을 접미사로 붙여 상대방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내는 말로 전체 응답자의 53.3%가 ‘듣거나 읽기에 불편하고 거슬린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쿵쾅이, 틀딱 등 특정 대상이나 지역 비하성 신조어(42.6%)’, ‘김치녀, 한남또 등 특정 성별을 비하하는 신조어(37.2%)’ 등 혐오감을 드러내거나 분열을 조장하는 신조어에 강한 불쾌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롬곡옾높(폭풍눈물을 거꾸로 뒤집은 글자), ㅂㅂㅂㄱ(반박불가 초성)처럼 언뜻 보아서는 절대 이해하거나 유추할 수 없는 신조어(22.6%)’, ‘헬조선(15.9%)’ 등도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답했습니다.

많은 응답자가 신조어를 실생활에서 사용한다고 답한 만큼, 신조어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를 보여주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응답자들에게 신조어를 사용하는 사람에 대해 느끼는 인상을 질문한 결과 33.9%가 ‘신조어 사용 자체가 어떤 사람의 인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구체적인 인상을 답한 응답 중에는 ‘신문물에 능하고 젊은 감각을 지닌 사람(24.5%)’, ‘즐겁고 유머가 있는 사람(19.6%)’ 등 긍정적인 인상이 44.1%에 달했습니다. 반면 ‘언어습관이 바르지 못한 사람(11.9%)’, ‘진중하지 못하고 가벼운 사람(10.1%)’ 등 부정적인 인상은 절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신조어를 만났을 때에도 ‘인터넷 등에 검색한다(52.8%, 복수선택 결과)’, ‘친구 등 의미를 알만한 지인에게 묻는다(29.9%)’, ‘마음에 드는 신조어인 경우 알아두고 적절하게 활용한다(29.7%)’ 등 열린 반응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는 답변은 응답률 40.0%였습니다.

반면 신조어 사용이 느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은 상당수의 성인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바몬-잡코리아 설문에서 신조어 사용이 느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59.3%가 ‘바른 우리말 사용습관을 해치는 데 일조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40.7%는 ‘다양한 표현 수단이 생길 뿐’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 언어학자들이 가장 과학적이며 실용적인 글자라고 평가하는 한글. 우리말과 글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바로 애국이며 나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