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美 부통령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인정" 발언

2018-01-22     이봉호 기자

미국 정부 고위 관리가 이전과 달리 이스라엘을 인정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집트를 방문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를 각기 인정하는 '2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가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 후 이 같은 입장을 상기시켰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이 합의한다면 두 국가를 각기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 주요 성지를 현상 유지하는 데 힘쓰고, 이-팔 국경에 관해서도 최종 해법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그는 또 이 같은 메시지에 엘시시 대통령이 고무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집트 대통령실에 따르면 엘시시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팔레스타인이 동예루살렘을 자국 수도로 삼는 걸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2국가 해법에 기반을 둔 협상만이 이-팔 분쟁을 종식할 방도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데 대해 “우방들 사이의 의견 불일치”라고 거듭 반대했다.

엘시시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이슬람국가(IS)등 테러 세력과 맞서고 경제 협력을 증진하는 데는 합의했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과의 외교 단절, 수 년 간 수감된 이집트 내 미국인 문제를 거론했다. 비정부기구(NGO) 규제법 개혁도 촉구했다.

펜스 부통령의 이번 순방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이스라엘 수도' 선언 후 첫 최고위급 중동 방문이다. 요르단, 이스라엘로 이어져 23일 마무리된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측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애초 작년 12월 예정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 이후 미뤄졌다.

한편 이스라엘은 최근 가자지구 국경에 길이 65㎞ 지하 장벽 건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의 기습 침투를 막겠다며 가자지구 국경 지하에 65㎞ 길이의 장벽을 세우고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한 이 장벽 건설에 5억 파운드, 우리 돈 약 7400억 원이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상 유례가 없는 이 장벽의 지하 깊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특정 지역에선 최대 100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는 지난 2014년 땅굴 32개를 판 전력이 있으며, 자체 수색을 통해 최근 3개월 동안 땅굴 3개를 파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팔레스타인 측은 지하 장벽 건설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일종의 '집단 체벌'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은 지난 2002년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도 자살 폭탄 공격을 막고 유대인 정착촌 명목으로 8m 높이의 분리 장벽을 설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