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월드컵] ‘기적 이룬 한국’, 세계 1위 독일에 2-0 완승…1승 2패로 마무리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 값진 '기적의 1승'을 거두면서 이번 대회를 마쳤습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한국팀은 27일 오후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세계1위 독일을 2대0으로 완파하고 조 3위로 이번 월드컵을 마무리하고 4년 후를 기약하게 됐습니다.
이날 ‘전차군단’ 독일은 우승국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졸전 끝에 완패했습니다. 독일은 조별리그 1승2패(승점 3점‧골득실 -2)로 16강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독일은 한국에 밀린 조 최하위로 짐을 싸게 됐습니다. 독일은 이탈리아(2010년), 스페인(2014년)에 이어 3회 연속 지난 대회 우승국이 조기 탈락하는 징크스의 희생양이 됐습니다.
한국은 독일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고도 16강 진출의 '1% 기적'은 아쉽게 물거품이 됐습니다. 스웨덴(2승1패·골득실 +3)이 멕시코(2승1패·골득실 -1)를 3-0으로 완파하며 조 1위로 올라서 멕시코를 2위로 밀어내고 동반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독일을 상대로 4-4-2 전술을 꺼내들었습니다. 한국은 손흥민과 구자철이 ‘투톱’으로 나섰고,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한 기성용의 공백을 장현수에게 맡겼습니다. 좌우 공격은 이재성과 문성민이 맡았습니다. 또 중앙 수비는 김영권과 윤영선이 책임졌고, 좌우 풀백은 홍철과 이용이 나섰습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독일 선수들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거친 몸싸움은 경고를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던졌습니다. 세계 최강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 위한 태극전사들의 마지막 투혼을 보여준 것입니다.
독일은 한국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습니다. 공간을 찾지 못하고 의미 없는 크로스로 일관했습니다. 중앙 수비수 김영권은 전차군단의 전진을 막아 세웠고 골키퍼 조현우는 수차례 선방으로 완벽하게 골문을 지켰습니다.
한국은 전반 18분 페널티아크 전방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정우영이 무회전 슈팅으로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에게 위협을 가했습니다. 독일의 공격을 막아낸 한국은 전반을 0대0으로 마쳤습니다.
후반 들어 한국은 독일의 공세를 막아내며 역습을 노렸습니다. 독일의 체력이 떨어진 틈을 타 결정적인 기회를 수차례 만들었습니다.
독일의 골문을 두들긴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드디어 골문을 열었습니다. 후반 48분 손흥민의 코너킥 상황에서 독일 수비수의 발을 맞고 뒤로 흐른 볼을 김영권이 강한 왼발 슈팅으로 귀중한 1점을 획득했습니다. 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VAR(비디오 판독)을 통해 득점으로 인정됐습니다.
독일은 골키퍼 노이어까지 공격에 가담하는 총공세를 펼쳤습니다. 한국은 이 틈을 타 역습을 시도해 후반 51분 손흥민이 비어 있는 골문에 가볍게 공을 밀어 넣어 통쾌한 추가골을 얻어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이 막강 독일을 누르면서 16강 진출이 확정된 멕시코는 한국에 뜨거운 반응을 보내며 열광하고 있습니다.
멕시코는 한국과 독일전에 앞서 치러진 경기에서 스웨덴에게 0대3으로 패배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독일을 2대0으로 이기면서 멕시코가 조2위를 확정지으며 16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경기가 끝나자 멕시코 응원단 수백명이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 몰려와 환호했다고 합니다.
태극기까지 들며 "우리는 모두 한국인", "한국 형제들은 이미 멕시코 사람"이라고도 외쳤습니다. 당시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한병진 공사는 얼떨결에 멕시코 응원단에 둘러 쌓였고, 응원단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습니다.
멕시코 최대 방송사인 텔레비사의 유명 앵커 로페스 도리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레포르마의 천사 탑으로 가지 말고, 한국대사관으로 가라"는 트위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멕시코 기아차 공장에도 맥주와 과자 등의 감사의 선물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이 곳 인근 식당과 매장에서는 '기아차 직원 식사 무료', '한국인 특별 할인' 등 이벤트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날 멕시코 연방정부 외교차관 카를로스 데 이카사는 루이스 비데가라이 외교장관을 대신해 멕시코의 16강 진출 확정 직후 김상일 주멕시코 한국 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한국 덕분에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했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고 합니다.
반면 의외의 복병을 만나 이번 월드컵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된 독일을 ‘악몽’, ‘재앙’이라며 충격에 빠졌습니다.
총 19번의 월드컵에 출전해 우승 4회, 준우승 4회, 4강 5회를 달성이라는 기록을 무색케하는 경기력을 보여서입니다. 그것도 F조 최약체로 꼽힌 피파랭킹 57위 한국에 완패하면서 1938년 월드컵 출전 이후 80년 만에 사상 최초의 1차전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셔야 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