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환경운동연합과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일 통영시청 브리핑실에서 불법어업 근절 및 해양보호구역 확대를 알리기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환경운동연합은 “불법어업이 만연한데,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측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 상태로라면 2022년까지 연근해 어업생산량을 110만톤으로 회복하겠다는 국정 운영 5개년 계획도 불투명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지난 2016년 100만톤 이하로 감소했고, 최대 어업생산량을 보였던 80년대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상황입니다.
환경운동연합 김춘이 사무부총장은 “바다의 면적이 육지의 네 배에 달하는 데 비해 관심도가 육지만큼 높지 않아 해양생태계가 망가지고 있다”며 “해양생태계 파괴로 인한 해양생물의 감소는 결국 미래 시민과 어민에게 손해를 끼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제는 어민, 시민, 정부가 함께 해양생태계 보호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지욱철 의장은 “일반 시민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바닷물 속은 무법천지에 가깝다”며 “불법어업으로 인한 해양생태계 먹이사슬 파괴와 해양쓰레기의 해양생태계 파괴가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라고 통영 앞바다의 심각성을 설명했습니다.
기자회견 후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과 환경운동연합은 통영 화삼리 앞바다로 이동해서 본격적인 수중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버려진 어구들이 바닷 속에 상당량 방치되어있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중 일부를 선박과 크레인을 통해 수거했습니다.
이용기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어구에 대한 책임있는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법조업 단속도 어렵지만, 사용한 어구를 정상적으로 폐기하는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하고 “어구의 생산·사용·보관·폐기까지 꼼꼼하게 관리하도록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신종호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은 “통영지역에서는 5년 동안 사용 후 어장 침적폐기물을 청소해야 다시 면허를 발급하는 어업이 있지만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한 강력한 정부의 시행 의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10일까지 통영-사천-여수-고흥보성을 무동력 항해하며 해양환경과 수중생태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어업생태계를 파괴하는 불법어업 대책 마련, 해양보호구역 확대’ 대한 대중의 관심을 호소하겠다고 것입니다. 4일 사천에서는 광포만 현장조사 및 해양보호구역 지정 요구 캠페인이 진행됐습니다.
다음은 환경운동연합이 이번 무동력 항행를 하면 기록한 일지입니다.

"무동력 항해 2일 차(10월 3일), 통영에서 사량도로 이동했다. 아름다운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바다에서 몸으로 느끼며 항해했다. 바람을 타고 5~6노트(약 10㎞/h)의 속도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통과했다. 푸른 바다와 섬들의 조화는 자연이 만들어 낸 걸작이었다.
해양보호구역인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도 양식용 부표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항해 중에 양식용 부표에서 떨어져 나온 스티로폼을 쉴 새 없이 발견했다. 남해 가까운 바다에서는 양식이 성행 중이다.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부표와 어구들의 사용 후처리가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항해 중 수는 적지만 양식용 부표 외에도 정치망, 통발 부표가 자주 눈에 띄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해역에서 벗어나 사량도 진입 구간에도 무수히 많은 양식용 부표를 확인했다. 사량도와 육지 사이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파도를 막는 위치여서 양식장으로 사용되기 적합한 위치다. 바다를 바라보면 양식장 부표만 눈에 들어올 정도로 많은 양식장이 자리 잡고 있다.
부표가 없는 구역에서 사량도 바다를 바라보니 매체에 나오는 외국의 휴양지보다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이어진 사량도 해안 조사에서 방치된 부표들이 해안으로 올라와 쓰레기장이 형성된 해골 바위를 발견했다. 부표를 자세히 살펴보니 이미 파손되어 떨어져 나가 유실된 미세 스티로폼 자국이 선명했다.
사량도 해안 탐사를 마치고 사량도에 있는 지리산에 올라 바다와 어우러진 섬을 감상했다. 올라가는 도중에도 무동력 항해 캠페인을 제안한 최양일 변호사는 쉼 없이 방문객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를 주웠다.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인 사량도 지리산을 좋아하는 누군가가 남기고 간 흔적이라 아쉬움이 더 컸다.
항해 3일 차인 내일(10월 4일)은 사천 광포만의 해양보호구역 확대를 요구하기 위해 사량도에서 사천으로 항해를 떠난다. 다가오는 태풍 콩레이가 우리 항해 루트를 통과할 것이다. 사천에서 일부가 내려 광포만으로 향하고 선박은 바로 통영으로 피항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비록 태풍 콩레이가 진로를 잠시 막아도 우리가 항해를 계속하듯이 우리가 지켜야 할 바다를 보호하는 메시지를 계속 알릴 것이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