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7-06 09:35 (월)
“생활 모습 바꾼 주52시간 근무제”…시행 100일 살펴보니 대형마트 고객 북적, 가사일 시작한 4050 男 증가
“생활 모습 바꾼 주52시간 근무제”…시행 100일 살펴보니 대형마트 고객 북적, 가사일 시작한 4050 男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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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홈플러스 제공
사진=홈플러스 제공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가 지난 8일로 100일을 맞았습니다. 처음에는 생소했던 이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온·오프라인 마켓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홈플러스에 따르면 ‘워라밸’을 위해 퇴근 후 대형마트를 찾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이 업체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에 수강생이 대폭 늘어난다고 합니다. 정시퇴근이 가능해지면서 아이 손을 잡고 문화센터를 방문하는 워킹맘, 워킹대디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입니다.

또 홈플러스 옥상 풋살파크는 퇴근 후 동료들과 스포츠를 즐기려는 넥타이부대로 가득 찼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저녁있는 삶’이 확산되면서 온라인으로 돌아섰던 2030 직장인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업체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의 경우 지난 7월부터 가을학기 수강생을 모집한 결과 저녁시간대 ‘워라밸’ 강좌에 전년 대비 47% 이상 늘어난 인원이 접수를 했습니다. 요가를 비롯해 필라테스 등 피트니스 강좌는 물론 드럼, 바이올린, 캘리그라피, 수채화 등 힐링, 자기계발을 테마로 한 강좌에 직장인이 대거 몰렸습니다. 특히 온라인·모바일을 통한 평일 저녁 6시 이후 강좌 신청율은 전년 대비 120% 이상 폭증했습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듣는 주말 베이비 강좌도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주말근무 대신 유모차를 밀고 아이와 함께 문화센터로 출근하는 워킹대디는 지난해(3400여명)보다 40%나 늘어났습니다.

맞벌이 워킹맘, 워킹대디 방문비중이 높은 오피스 및 주거상권 인근 점포의 경우 그 증가폭은 더욱 컷습니다. 최근 대형마트 최초로 문화센터 수강생 1만명을 돌파한 대구 성서점의 경우 평일 저녁과 주말 베이비 강좌 비중이(52%)이 전체 평균(39%)보다 13%p 가량 높게 나타났습니다. 늘어난 강좌 수만큼 베이비 강좌 수강생(6374명) 또한 급증해 전체 점포 평균(1576명)보다 300%나 많았습니다.

문화센터 이외에도 전국 13개점 홈플러스 옥상을 이용해 조성한 풋살파크도 이용객이 많아졌습니다. 평일 저녁 퇴근 후 동료 또는 동호회 사람들끼리 풋살경기를 즐기는 직장인이 늘면서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전국 13개 지점 풋살파크 평균 대관시간 역시 7월 430시간, 8월 450시간, 9월 470시간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각 지점 평균 이용객수는 7월 6460명, 8월 6750명, 9월 7050명으로, 주 52시간제 시행 전인 6월 6130명에 비하면 3개월 동안 15% 가량 늘었습니다.

티몬은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된 최근 3개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4050대 남성들의 요리 및 청소 용품 매출이 급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림=티몬 제공
티몬은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된 최근 3개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4050대 남성들의 요리 및 청소 용품 매출이 급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림=티몬 제공

또 다른 모습은 온라인 마켓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티몬에서 주 51시간 이전과 이후의 연령별 구매 패턴 변화를 분석한 결과 4050 남자들의 요리 및 청소 매출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지난 7월 1일부터 9월 31일까지 티몬 매출을 살펴보니 4050대 남성 사이에서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식료품을 구매하는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고춧가루, 참기름, 파스타 소스 등 요리에 필수적인 조미료의 4050대 남성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전체 평균보다 29%p 높은 221%가 오른 것입니다. 또 해당 연령대 남성의 간편식 및 냉장냉동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습니다.

쿠팡 관계자는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4050대들이 요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쉽게 맛을 낼 수 있는 오일과 소스류와 함께 간편식을 구매한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요리에 필요한 전자레인지 및 오븐 역시 4050대 남성들의 매출 성장세가 높습니다. 4050대 남성 전자레인지 및 오븐 매출은 46% 증가했습니다. 전체 전자레인지 및 오븐 전체 매출은 27%, 4050 여성 매출은 39% 증가한 것에 비하면 전체 대비로는 19%p, 여성 대비로는 7%p 증가했습니다.

청소 가전군 매출에서도 4050대 남성의 약진이 돋보였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 4050대 남성 청소기 매출은 97% 증가했습니다. 전체 청소기 매출은 40%, 4050대 여성 매출은 63% 증가한 것에 비하면 4050대 남성들의 매출 성장폭이 부쩍 높아진 것입니다.

전구경 티몬 스토어 본부장은 “사회 전체적으로 주 52시간 근무 분위기가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일찍 퇴근한 4050대 남성들이 집안일을 분담, 가정 내 구성원의 역할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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