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7-06 09:35 (월)
[아듀 2018!] 검찰에서 시작된 '미투' 한국사회를 흔들다
[아듀 2018!] 검찰에서 시작된 '미투' 한국사회를 흔들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월드] '격동(激動)의 한 해'가 흘렀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은 올 한 해 365일 끊임없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오르는 역사적인 장면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정부패, 미투운동 등 여러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터지며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아쉬움을 뒤로 하고 2018년 무술년(戊戌年)을 보내줘야 합니다. 이런 2018년을 지금 비즈월드가 뒤돌아봤습니다. <편집자 주>

올해 초 시작된 '미투 운동'은 한국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안겼다. 사진=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페이스북 화면 캡처

올해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트윗된 사회 분야 단어는 '스쿨미투'입니다. 이는 성희롱·성추행 등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교내로 이어진 결과입니다. 이렇듯 미투는 2018년 한국 사회를 크게 뒤흔들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한 미투 운동이 우리나라에서 촉발된 것은 올해 초입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이던 서지현 검사가 지난 1월 검찰 내부 통신망에 글을 올리면서 미투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이후 억압적인 분위기에 숨죽였던 여성들이 용기를 내 하나둘 입을 열었고, 이는 들불처럼 순식간에 사회 곳곳으로 퍼졌습니다. 정치인부터 문화계 인물은 물론 직장인과 학생들까지 피해 사실을 낱낱이 폭로했고 가해자들로 지목된 인물들은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문화계가 큰 홍역을 겪었습니다. 최영미 시인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고은 시인의 성추행을 암시하는 시 '괴물'을 발표했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로 알려진 연극인 이윤택 연출이 구속기소 되면서 충격은 더욱 커졌습니다.

영화계에서는 배우 오달수와 조재현, 김기덕 감독 등이 미투 목록에 휩싸였고 제자 등을 상습 성추행한 의혹을 받은 배우 조민기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여기에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공보비서 김지은씨의 성폭행 의혹 폭로로 정치활동을 중단했고 정봉주 전 의원은 미투 해명 과정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정계에서 은퇴했습니다.

이렇듯 우리 사회는 지난 1년간 미투 운동으로 많은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그중 미투 운동이 사회 저변에 잠복한 성폭력의 위험과 무관심을 수면 위로 끌어내 여권을 신장시켰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또 미투 운동은 피해자와 연대하며 지지를 보내는 '위드유(with you·당신과 함께)' 운동으로 확산됐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사회 전반에 만연했던 '권력형 성폭력'의 문제를 일깨우는 한편 다른 곳보다 폐쇄적인 학교 공간 등 사회 구석구석에 산재한 '젠더 권력'에 의한 성폭력·성차별이 연이어 쏟아지며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미투 운동으로 사회 일각에서 극단적 여혐(여성혐오)과 남혐(남성혐오) 현상이 나타난 점은 부작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례로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 저장소와 여성 우월주의 사이트 워마드를 중심으로 벌어진 양성 간 대립은 성 대결 양상으로 이어졌습니다.

또 미투 운동이 애초에 고발한 성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법·제도 등 사회적 테두리는 아직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이에 대한 방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를 한국 사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