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7-06 09:35 (월)
작년 최대 영업익 ‘국민·하나·우리·신한은행’, 직원 해고도 ‘최고’…“금융권, 3년 동안 고용 1만명 이상 감소”
작년 최대 영업익 ‘국민·하나·우리·신한은행’, 직원 해고도 ‘최고’…“금융권, 3년 동안 고용 1만명 이상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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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분기로 직원 수를 공시하는 국내 금융사 321곳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말 현재 직원 수는 총 20만9079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940명(0.9%)이 감소했다고 25일 밝혔다. 표=CEO스코어 제공

금융권이 예대마진을 통해 큰 수익을 내고 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저금리 기조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중은행들은 오히려 고금리 시대보다 더 좋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대출금리를 조작하는 일까지 벌이면서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시중은행의 수익룰은 날로 높아만 갑니다. 그런데 직원들의 표정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금융자동화 시스템의 확산 등으로 인해 고용 안정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 때문일까요. 실제로 CEO스코어(대표 박주근) 조사에 따르면 은행은 고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직원들의 감원은 더 심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직원 감원이 수익 창출의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민·KEB하나·우리·신한은행 등 4대 시중은행들은 역대급의 실적을 냈습니다. 국민은행은 작년 영업이익(이하 별도기준)이 2조6400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년보다 123% 증가한 것입니다.

우리은행은 1조7900억원으로 41% 증가했고 KEB하나은행은 전년대비 79% 늘어난 2조5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신한은행도 전년 대비 19% 증가한 2조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지난해 기록했습니다.

반면 이들 은행들의 실적 호조에는 직원 감원 등이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분기로 직원 수를 공시하는 국내 금융사 321곳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말 현재 직원 수는 총 20만9079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940명(0.9%)이 감소했다고 25일 밝혔습니다.

해당 기간 금융권을 떠난 직원은 3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만385명(4.7%)이나 줄어들어 금융권 고용감축 추세가 최근 3년 동안 가파르게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융권 중 직원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은행들이었습니다. 지난 3월 말 현재 10만8927명으로 2015년 3월 말 대비 9725명(8.2%)이나 줄었습니다. 이는 금융권 전체 감소인원의 93.6%에 해당하며 비대면 채널 수요 증가로 은행은 직원들을 계속 내쫒았습니다.

은행 다음으로 생명보험사가 1875명(7.0%) 줄어 두 번째로 감원이 많았습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성 저하 및 회계기준 변경에 대응하기 위한 재무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구조조정이 이어진 결과입니다.

보험사 중에선 생명보험사 직원이 크게 준 데 반해 손해보험은 오히려 290명(0.9%) 늘었습니다. 손보사의 경우는 자동차보험 등 단기보험 비중이 커 금리변동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 증권사가 466명(1.3%), 투자자문사 6명(1.6%) 순으로 줄었습니다. 사실상 은행과 생보사 직원이 대폭 줄면서 금융권 전체 직원이 감소했습니다.

업체별로 국민은행이 2만1143명에서 1만6816명으로 3년 동안 4327명(20.5%)이나 줄었고, 하나은행 2815명(17.4%), 우리은행 1154명(7.6%)도 1000명 이상씩 줄었습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규직은 1만3419명으로 2016년 말 기준 1만3819명 보다 400명이 감소했다. 3년 동안에는 694명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이어 메리츠화재 864명(33.6%),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733명(14.5%), 농협은행 699명(5.1%), 미래에셋생명 410명(25.1%), DB손해보험 408명(8.2%), NH투자증권 363명(11.4%) 등이 감원 ‘톱10’이라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반면 직원 수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현대해상으로 983명(30.3%)이나 증가했습니다. 이어 중소기업은행 680명(5.7%), 한화손해보험 464명(15.8%) 순입니다.

이번 조사는 3월 말 기준으로 직원 수를 공시하지 않는 신용카드사와 리스사, 할부금융사 등은 집계에서 제외했습니다.

한편 4대 시중은행들의 직원 감소폭이 큰 것은 점포 폐쇄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가장 큰 원인이 됐습니다. 은행들은 인터넷·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대신 돈 안 되는 점포를 통폐합하거나 현금인출기(CD)·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 줄이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점포수는 총 6972개로 2016년 말(7280개) 대비 308개 줄었습니다. CD·ATM 등 자동화기기 역시 4만4596개로 1년 전에 비해 3878개가 사라졌습니다. 영업점포는 KEB하나은행이 1년 동안 87개 줄었고 국민은행은 69개, 우리은행은 17개, 신한은행은 6개가 각각 문을 닫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은행은 모바일 등 인터넷뱅킹을 통해 무점포 거래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금융소비자들도 점차 온라인뱅킹으로 이전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점포수가 줄고 ATM기를 철수해도 거래 금액은 늘어납니다. 점포수가 줄어드니 직원 수 또한 줄어듭니다. 이 또한 수익 증대로 연결됩니다.

이래저래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은 배를 불리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행원들의 입지는 좁아지는 형국입니다. 지금의 실업 대란을 줄이고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금융권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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