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7-06 09:35 (월)
"작년, 금융자산 10억 이상 부자 27만8천명"
"작년, 금융자산 10억 이상 부자 27만8천명"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년보다 15.2% 늘어 '금융 빈부 격차도 심화'
한국부자수 추이. 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제공
한국부자수 추이. 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제공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강남 부동산 중개업 관계자에 따르면 10억원을 호가하는 아파트도 현금을 들고 와 사는 계층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금융자산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 경영연구소가 6일 공개한 '2018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및 기타 실물자산을 제외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는 2017년 말 기준 27만8000명으로 전년(24만2000명)에 비해 15.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부자 수 및 금융자산은 지난 2013년 16.7만명, 369조원에서 2017년 27.8만명, 646조원으로 연평균 약 10%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 특정 지역 편중 현상은 약화

지역별로는 서울이 12만2000명으로 43.7%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경기도가 21.3%(5만9000명), 부산이 6.6%(1만9000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도, 즉 수도권이 65%를 점유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합니다.

다만 서울의 비중은 2013년 47.3%에서 43.7%로, 부산은 7.6%에서 6.6%로 소폭 줄었습니다. 반면, 경기도는 19.3%에서 21.3%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수도권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발견됩니다. 서울 강남3구의 비중이 2013년 37.5%에서 35.6%로, 경기도의 부자수 상위 3개시(성남시/용인시/고양시) 비중도 같은 기간 45.2%에서 42.2%로 하락했습니다. 특정 지역의 쏠림 현상이 약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 이유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추론은 가능합니다. 서울 부자들과 경기도의 큰 도시 거주 부자들이 자연경관의 수려함과 삶의 질 향상을 따라 한적하고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주하는 경향이 나타난 결과로 풀이됩니다.

한국부자 부동산자산 포트폴리오. 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제공
한국부자 부동산자산 포트폴리오. 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제공

◆부동산 비중 상승 속 향후 부동산 경기는 시각차 커

한국 부자의 자산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부동산 비중이 총자산의 53%로 금융 및 기타자산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자들이 한결같이 부동산 자산을 선호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는 최근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2년 이후 부동산자산 비중은 하락하고 금융자산 비중은 상승하는 추세였지만, 최근 2년 동안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했습니다. 부동산 열풍이 가져온 결과로 풀이됩니다.

이 중 거주용 부동산 비중은 46%, 빌딩/상가, 투자용 주택, 토지 등 투자용 부동산은 54%를 차지했습니다. 부자 중 85.5%가 투자용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형별로는 상가(48%), 토지/임야(42%), 일반아파트(35%), 오피스텔(27%), 재건축아파트(1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산을 늘리는 수단으로 부동산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임대사업자의 숫자가 최근 1년 사이 10만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국내 부동산 경기에 대해서는 앞으로 1년 동안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긍정 응답(25.5%)이 부정 응답(21.5%)보다 높았습니다. 서울/수도권 부자의 경우 부동산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비중(31%)이 부정적으로 보는 비중(16%)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자들은 서울 아파트 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지방 부자는 부정 응답(37%)이 긍정 응답(10%)보다 높아 지역별로 시각차가 컸습니다.

◆부자들의 새로운 투자처 고민 확대

부자들은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현금/예적금 51%, 투자/저축성보험 16%, 주식 12%, 펀드 11%, 신탁/채권 등 기타자산 10%로 구성하고 있었습니다.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 하락으로 지난해 대비 주식 비중은 낮아졌습니다. 반면, 현금/예적금 비중 증가를 통해 안정적 수익 및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펀드 등 간접투자 비중을 확대했습니다.

유망 투자처로 부동산이라고 답한 비중이 29%로 가장 높아 부동산에 대한 선호는 여전합니다. 금융자산에 대해서는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에 대한 기대는 줄어들고 국내펀드와 신탁 등 간접투자에 대한 기대가 늘었습니다. 특히 사모펀드 투자 의향이 전년(17%) 대비 약 22%포인트가 급등, 새로운 고수익 투자처로 부상했습니다.

◆주기적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하는 비중이 12%에 불과

부자들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조정해주는 ‘리밸런싱’을 주기적으로 함으로써 자산을 관리하는 경향이 강하지는 않았습니다. 관리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12%에 불과, 정기적 포트폴리오 관리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습니다.

금융자산이 그토록 많음에도 불구하고 세금 납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세금 납부액이 재무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이 60%를 상회합니다. 부자들의 조세 정책에 대한 불안감도 만만치 않습니다. 세금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부동산 처분의 주요 사유로 ‘세금 부담’을 꼽고 있으며, 가업승계 시 걸림돌로 ‘세금 부담’의 응답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세금 문제가 부자들의 자산관리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